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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키 국가대표 박순자, 아시안게임·올림픽 메달리스트의 마지막 희생으로 네 생명을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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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퐁티비] 1986년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1988 서울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여자 하키 국가대표 박순자 씨가 네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영면에 들었다.

2024년 12월 3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박순자 씨가 지난달 30일 경희대학교 병원에서 심장과 폐장(다장기 동시 이식),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9월부터 두통으로 치료를 받아온 박순자 씨는 11월 21일 저녁, 집 근처 수영장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가족들은 생전 박순자 씨가 “기증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던 만큼, 그의 마지막 의지를 존중하여 뇌사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 박 씨는 “기증이 적어 이식을 받지 못해 죽는 사람들이 있다”는 방송을 보고 “내가 죽게 된다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기증을 하고 싶다”고 자주 이야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박 씨의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보며, 그의 생명 나눔의 뜻을 실현하기로 결정했다.

58세의 박순자 씨는 경기도 평택에서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나 중학교 시절부터 육상 선수로 활동했다. 고등학교 시절에 여자 하키로 전향한 그는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안았다. 최근까지도 매주 등산, 수영, 마라톤, 사이클을 즐기며 활동적인 삶을 살았고, 올해 한강 철인 3종 경기와 서울 평화 마라톤 10km를 완주하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은 박순자 씨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을 먼저 챙기고 도움을 주는 따뜻한 인물이었다고 전했다. 여자 하키 국가대표 은퇴 후 생활가전 유지보수 팀장으로 일하던 박 씨는 퇴직 후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로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꿈을 품고 있었다. 그는 매달 불우이웃 후원과 봉사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해왔다.

박순자 씨의 아들 김태호 씨는 “엄마, 나 키우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라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그는 “아들이 취업했다고 함께 기뻐해 주던 모습이 생생하다. 좋은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태호 씨는 “엄마는 항상 사랑한다고 말해주셨는데, 나는 그런 말을 자주 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 엄마를 많이 사랑하고 고맙습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우리나라를 빛낸 여자 하키 국가대표이자, 삶의 마지막 순간에 네 명의 생명을 살린 영웅 기증자 박순자 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러한 기증자의 따뜻한 마음이 연말을 맞아 사회 곳곳에 온기를 전하길 희망합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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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0 00: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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