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체육대학교의 유망 태권도 선수 정우혁(68kg급)이 샬럿에서 열린 2025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챌린지(G2)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연달아 승리하며 극적인 우승을 거머쥐었다.

14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컨벤션센터에서 펼쳐진 남자 68kg급 결승에서 정우혁은 대만의 쉬하오여우를 상대로 라운드 스코어 2-0(14-13, 19-10)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1회전 초반, 정우혁은 몸통과 머리 공격을 연이어 허용하며 4-10으로 뒤처졌으나, 왼발 몸통 공격과 돌려차기, 뒤차기를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10-10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다시 머리 공격을 허용해 10-13으로 밀려났지만, 종료 1.71초를 남기고 극적인 머리 공격으로 13-13을 만들어냈고, 상대의 감점까지 유도하며 첫 라운드를 가져왔다.

기세를 이어간 정우혁은 2회전에서 몸통 공격으로 첫 점을 올린 후, 근접 돌려차기와 연속 몸통 공격, 안면 머리 공격까지 성공시키며 19-10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이번 대회에서 정우혁은 32강에서 2023 바쿠 세계선수권 남자 74kg급 금메달리스트인 마르코 고르빅(크로아티아)을 2-0으로 제압했고, 8강에서는 63kg급 세계 챔피언 레즈베르 하칸(터키)을 2-1로 이기며 큰 주목을 받았다.

정우혁은 원래 68kg급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대회 직전 일부 국가 선수들의 불참으로 인해 기회를 얻었다. 갑작스러운 출전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내며 태권도계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우승 직후 세계태권도연맹(WT)과의 인터뷰에서 정우혁은 "세계선수권 우승자들을 상대로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는데, 막상 우승하니 놀랍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원래는 58kg급 선수였으나 대학 진학 후 체급을 올렸다. 처음엔 힘에서 밀릴까 걱정했지만 기술로 극복했다"며 체급 변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이번 우승을 계기로 WT 그랑프리 시리즈와 파리올림픽이라는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결심을 밝혔다.

이번 샬럿 대회는 세계태권도연맹(WT) 랭킹 개편 이후 처음 열리는 국제대회로, 기존 하위 랭커 중심의 시스템에서 모든 등록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화하였다. 체급당 최대 50명까지 선착순으로 참가할 수 있으며, 국가별 최대 4명이 출전 가능하다. 이번 대회에서 1~3위에 입상한 선수들은 2026년 로마에서 열릴 WT 그랑프리 시리즈 1차전 출전권을 부여받는다.

정우혁의 이번 우승은 개인적인 성취를 넘어 한국 태권도의 위상을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