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의 흐름이 극적으로 변한 순간은 ‘약속의 8회’였다. 8회 초에 터진 감동적인 홈런과 8회 말에 펼쳐진 기적 같은 호수비, 그리고 9회에 이어진 신예 불펜의 집중력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다. 삼성 라이온즈는 고척에서 귀중한 3연승을 거두며 단독 5위로 복귀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삼성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스윕을 달성하며 5월 중 3승 13패라는 부진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선발투수 레예스는 7회까지 71구로 키움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지만, 타선은 침묵을 지켰다. 무사 1,2루의 찬스에서도 병살타로 흐름이 끊겼다. 그러나 8회 2사 2루 상황에서 구자욱은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측 폴을 강타하는 115m 홈런으로 결승점을 만들었다. 무려 14경기 만에 터진 시즌 9호 홈런이었다. 구자욱은 “앞선 병살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었지만, 팀을 위해 다시 집중했다”고 전했다.

구자욱의 홈런으로 2점 차로 앞선 8회 말, 레예스는 흔들리며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박주홍의 타구가 좌익수 앞으로 떨어질 것처럼 보였으나, 유격수 이재현이 전력 질주 후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이 플레이는 삼성 벤치에 큰 활력을 주었고, 레예스는 다시 안정을 찾아 추가 실점을 막았다. 박진만 감독은 “이재현의 수비가 오늘 경기의 결정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불안했던 마운드는 어린 투수들이 든든하게 지켰다. 8회 2사 만루의 위기에서 신인 좌완 배찬승은 9구 승부 끝에 송성문을 2루수 플라이로 돌려세웠고, 9회에는 마무리로 전환된 이호성이 등판해 안타 2개를 허용했지만 삼진 2개로 무실점으로 1이닝을 마무리하며 시즌 2세이브를 기록했다.

경기 후 박 감독은 “젊은 투수들의 자신감이 돋보였다. 포수 강민호의 안정적인 리드도 큰 역할을 했다”며 “오늘 같은 경기가 시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이제 ‘디테일 야구’로 무장한 채 다시 상위권 도약을 목표로 한다. 이날처럼 팀이 하나로 뭉친 경기가 지속된다면, 시즌 전반기의 반전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